[작성자:] sookgenius

  • 남양유업, 체질 개선 효과 나타났다…상반기 영업익 79.5% 증가

    매출·이익 동반 성장…수출과 신제품이 실적 변화 이끌어

    남양유업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개선세를 이어갔다.

    국내 우유 시장의 성장세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존 유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 변화를 주고, 해외 판매와 단백질 음료, 커피 등으로 제품군을 넓힌 것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2026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4832억원과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79.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7% 확대됐다.

    순이익의 경우 본업 개선과 함께 올해 1분기에 발생한 일회성 영업외수익도 증가 폭에 영향을 미쳤다.

    2분기 실적도 상승세 유지

    상반기 전체뿐 아니라 2분기만 따로 봐도 성장 흐름이 나타났다.

    2분기 매출은 258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억8000만원으로 38.1% 늘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15억2000만원을 기록해 75.9% 증가했다.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사업 구조를 바꾸려는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 매출 두 배 이상 확대

    올해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해외 사업이다.

    남양유업의 2분기 해외 매출은 301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112억원과 비교해 168.7% 증가했다. 1분기 해외 매출 164억원과 비교해도 83.4% 늘어난 규모다.

    상반기 누적 해외 매출은 466억원으로 전년보다 13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커졌다. 지난해 상반기 4.5%였던 해외 매출 비중은 올해 9.6%까지 상승했다.

    수출 사업이 단순히 기존 분유 제품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된 것이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분유 중심 수출에서 제품 다변화

    남양유업은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조제분유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최근에는 수출 품목을 동결건조 제품과 커피, 컵커피, 단백질 음료 등으로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단백질 제품인 ‘테이크핏’도 해외 시장에서 판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 유통망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4월 베트남 유통기업과 협력한 데 이어 7월에는 몽골 기업과 수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는 분유뿐 아니라 멸균유와 치즈, 요구르트, 커피, 단백질 음료 등 다양한 품목을 해외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우유 회사’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중

    제품별 매출 구조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올해 상반기 남양유업 전체 매출에서 우유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48.9%였다. 지난해 54.4%에서 5.5%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초코에몽과 테이크핏 등을 포함한 기타 제품군의 비중은 24.3%에서 29.2%로 높아졌다.

    분유류 비중은 21.3%에서 21.9%로 소폭 상승했다.

    우유 중심의 사업 구조가 완화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제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저출생과 국내 우유 소비 감소 등으로 전통적인 유업 시장의 성장성이 제한된 상황에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전략이 본격적으로 숫자에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테이크핏 매출 76.1% 증가

    새로운 성장동력 가운데서는 단백질 제품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남양유업의 테이크핏 관련 제품군 매출은 올해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1% 증가했다.

    제품 라인업도 계속 확장하고 있다.

    3월에는 테이크핏 몬스터를 새롭게 선보였고, 4월에는 단백질 쉐이크 제품인 테이크핏 브레드밀을 출시했다.

    5월에는 단백질 함량을 높인 테이크핏 익스트림을 추가했고, 6월에는 에너지젤 형태의 테이크핏 부스터를 내놓았다.

    단백질 음료에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 선택지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커피와 편의점 판매도 성장

    커피 부문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프렌치카페와 루카스나인 등 커피믹스 제품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11.5% 증가했다.

    유통채널에서는 편의점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테이크핏을 비롯해 초코에몽과 17차 등의 판매가 확대되면서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1% 증가했다.

    프랜차이즈 카페와 급식업체 등을 중심으로 한 B2B 매출도 11% 늘었다.

    신제품 확대가 특정 유통망에만 머물지 않고 여러 판매 채널의 성장으로 연결되고 있는 모습이다.

    백미당도 적자 탈출

    남양유업의 자회사 백미당 역시 실적이 개선됐다.

    백미당의 상반기 매출은 16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4.8% 증가했다.

    수익성도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5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1억4000만원 적자에서 올해 3억3000만원 흑자로 돌아섰다.

    본업뿐 아니라 자회사에서도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경영 체질 개선 작업도 지속

    남양유업은 2024년 1월 한앤컴퍼니 체제로 전환한 이후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제품과 유통망에 역량을 집중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에는 5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1분기와 2분기에 연속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번 상반기 실적은 이러한 사업 재편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하반기에는 해외와 성장제품에 집중

    남양유업은 하반기에도 해외 사업 확대와 신성장 제품 육성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단백질 제품과 커피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요 유통채널에서 판매 기반을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 우유 소비 감소라는 구조적인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매출원을 얼마나 빠르게 키우느냐가 앞으로의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수출 확대와 성장 제품의 판매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확인됐다.

    남양유업이 이러한 흐름을 하반기에도 이어가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 군수지원에 로봇 투입한다…현대차그룹·육군, 피지컬 AI 실전 검증

    병력 감소 시대, 군 지원업무 자동화에 속도

    군에서 사람이 직접 수행해 온 반복적이고 위험한 지원 업무에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육군, 산업통상부는 14일 충남 계룡시 육군본부에서 로봇과 피지컬 AI를 비롯한 첨단기술의 국방 분야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력은 기술을 군에 단순히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군부대 환경에서 로봇을 운용하고 성능과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자 운반부터 안전 점검까지 적용 분야 확대

    가장 먼저 검토되는 분야는 군수지원과 물류 업무다.

    군부대에서는 각종 물자와 장비를 지속적으로 운반해야 하고 반복적인 작업에도 상당한 인력이 필요하다. 일부 업무는 작업 환경이나 장비 특성상 안전사고 위험도 존재한다.

    현대차그룹과 육군은 이런 분야에 로봇과 피지컬 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물자 운송뿐 아니라 경계와 안전 상태를 확인하는 업무 등에서도 자동화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살펴볼 예정이다.

    기술적 가능성이 확인된 장비는 실제 육군 테스트 환경에 투입해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실험실이 아닌 실제 군부대에서 검증

    이번 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은 실제 현장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점이다.

    로봇은 연구실이나 통제된 시험장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야외 환경이나 다양한 장애물이 존재하는 실제 군 운용 조건에서는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육군은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 통신 환경 등 실증에 필요한 조건을 마련한다.

    현장에서 장병들이 직접 장비를 사용하면서 얻는 의견도 기술 개선에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은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운용 데이터를 분석해 로봇의 성능과 편의성을 개선하고 향후 제품 개발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판교 AX 거점과 연결해 데이터 활용

    현장 실증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는 민·군 공동 연구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육군은 올해부터 판교에 구축한 AX 거점을 중심으로 민간의 AI 기술을 국방 분야에 적용하는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AX 거점은 육·해·공군과 민간기업, 연구기관 등이 협력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판교를 포함해 전국 여러 지역에 관련 거점이 조성되고 있다.

    실제 군부대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다시 기술 개발에 반영하는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로봇만이 아니다…수소 모빌리티도 검토

    이번 협력 대상에는 로봇과 AI 기술 외에 수소 관련 기술도 포함됐다.

    현대차그룹과 육군, 산업통상부는 수소를 활용한 군용 모빌리티와 관련 인프라를 군 환경에 적용할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기아는 앞서 군과 수소 동력 기반 경전술차량에 대한 시험평가를 진행한 경험도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로봇 기술과 수소 모빌리티를 별개의 분야로 보기보다 군수지원과 이동수단, 에너지 공급 등을 연결하는 형태의 기술 실증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만금 로봇 산업과 국방 기술의 연결

    향후에는 새만금 지역의 산업 인프라와 국방 분야 기술개발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새만금 지역에 조성될 예정인 로봇 제조 관련 산업 기반과 AI 데이터센터 등을 국방 분야의 실증 및 연구와 연결해 국내 피지컬 AI 산업 생태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민간에서 개발된 기술을 국방 분야에서 먼저 검증하고, 이후 검증 결과를 다시 민간 산업으로 확산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업·군·정부가 역할 분담

    협약에 참여한 기관들은 각자 맡은 역할도 나눴다.

    현대차그룹은 로봇과 AI 관련 기술 및 전문인력을 제공하고 현장 실증 과정에서 확보한 의견을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

    육군은 실제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공간과 통신 등 필요한 환경을 제공한다.

    산업통상부는 로봇 산업 정책과 국내 관련 기업 및 산업 생태계와의 연계를 지원한다.

    각 기관이 기술 개발과 현장 검증, 산업 정책을 나눠 맡으면서 민·관·군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형태다.

    군에서 검증된 기술, 민간으로 확장 가능

    군은 로봇 기술을 검증하기에 까다로운 환경 가운데 하나다.

    야외에서 장시간 장비를 운용해야 하고 통신과 안전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기술이라면 향후 민간 산업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물류센터에서의 운송 자동화뿐 아니라 제조 현장의 반복 작업, 재난 현장에서의 위험 업무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번 협력은 군의 인력 부담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 피지컬 AI 기술의 실용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피지컬 AI의 국방 적용, 본격적인 시험대 올라

    이번 업무협약은 로봇을 실제 군 운용 환경에 투입해 기술을 검증한다는 점에서 향후 국방 분야의 자동화 방향을 보여준다.

    병력 자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모든 지원 업무를 사람에게만 의존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물류와 운송, 점검 등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려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장 실증을 통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육군은 실제 운용 데이터를 확보하며, 정부는 관련 산업 생태계 확대를 지원하는 구조다.

    향후 테스트베드에서 어떤 기술이 실제 군 운용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될지, 그리고 검증된 피지컬 AI 기술이 국방을 넘어 민간 산업으로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지가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 SK이노베이션, 테라파워와 SMR 사업 본격화…AI 전력시장 겨냥한 ‘K-나트륨’ 구상

    SK그룹과 테라파워의 원전 협력이 투자 단계를 넘어 실제 사업 개발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4일 테라파워와 나트륨 기반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에는 미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테라파워의 SMR 프로젝트 참여 확대뿐 아니라 국내 공급망을 활용한 사업모델 개발, 아시아 지역의 신규 사업 발굴 등이 포함됐다.

    특히 양사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면서 커지고 있는 전력 수요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보고 있다.

    최태원과 빌 게이츠의 협력 관계

    SK와 테라파워의 관계는 2022년 대규모 투자에서 시작됐다.

    당시 SK㈜와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SK 측은 테라파워의 주요 주주 가운데 하나로 올라섰다.

    투자 당시 차세대 원전 기술에 대한 전략적 협력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실제 원자로 프로젝트의 개발과 운영 경험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협력의 범위가 넓어졌다.

    14일 열린 행사에는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가 참석해 협력 조건에 합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도 함께 자리했다.

    첫 번째 무대는 미국 와이오밍

    SK이노베이션이 우선적으로 관심을 두는 사업은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추진되는 나트륨 SMR 프로젝트다.

    테라파워는 이곳에서 나트륨 원자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상업용 첨단원자로 건설허가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해당 프로젝트를 포함해 미국에서 진행되는 사업에 참여하면서 원전 프로젝트의 설계와 건설, 운영 과정에서 필요한 경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추가로 추진될 상용 프로젝트에서는 사업개발부터 자금 조달, 기자재 공급망 구성, 건설 및 운영계획 등을 테라파워와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얻은 경험을 국내 사업으로 연결

    SK이노베이션이 미국 프로젝트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단순히 해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미국에서 실제 SMR 사업에 참여하며 확보한 경험을 향후 국내 원전 사업에 적용하고, 다른 국가의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데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테라파워의 나트륨 기술을 활용한 이른바 ‘K-나트륨’ 사업모델 구축 가능성을 검토한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 지역이나 투자 규모, 사업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양사는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와 연계할 수 있는 방법도 살펴보고 있다. 연구기관과 설계기업, 원전 및 발전 기자재 업체 등이 참여할 수 있는 공급망 구축 방안이 주요 검토 대상이다.

    나트륨 SMR은 어떤 기술인가

    테라파워의 ‘나트륨(Natrium)’은 기존 원전과 다른 방식의 차세대 SMR이다.

    소듐냉각고속로(SFR)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여기에 열에너지저장시스템(TES)을 결합해 필요에 따라 저장된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특성은 전력 수요가 시간대별로 크게 변하는 환경에서 장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규모 전력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AI 데이터센터가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전력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나트륨 SMR의 잠재적인 수요처로 AI 데이터센터를 주목하는 이유다.

    LNG·ESS에서 SMR까지 이어지는 에너지 전략

    SK는 기존 에너지 사업과 차세대 원전을 연결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LNG 직도입과 발전, 전력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SK온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에 활용하면 초기 단계에서는 LNG 발전과 ESS를 이용하고, 이후 SMR이 상용화되면 장기적으로 원전을 안정적인 전력원으로 활용하는 사업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즉 하나의 발전원에 의존하기보다는 데이터센터의 성장 단계에 맞춰 여러 에너지원을 조합하는 방식이다.

    ‘AI 풀스택’ 전략에 에너지까지 더한다

    SK그룹이 SMR 사업에 관심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AI 산업과 에너지 사업을 함께 바라보는 전략도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에 필요한 HBM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의 LNG 및 발전 사업, SK온의 ESS가 결합하면 AI 산업에 필요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를 하나의 사업 생태계로 연결할 수 있다.

    이번 테라파워와의 협력은 이 같은 전략에서 에너지 영역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최태원 회장과 빌 게이츠 의장의 만남에서도 AI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전력 수요와 차세대 원전의 역할, 한·미 원자력 분야 협력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넘어 아시아 시장도 검토

    사업 범위는 미국과 한국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는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나트륨 SMR 사업 기회를 살펴볼 예정이다.

    국가마다 원전 관련 규제와 전력망 환경, 산업 기반이 다른 만큼 각 지역의 조건을 분석한 뒤 적합한 사업모델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경험과 국내 공급망을 결합한다면 향후 아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가능성도 있다.

    아직 남은 과제도 많다

    이번 합의가 곧바로 대규모 투자나 사업 착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프로젝트에서 SK이노베이션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지, 어느 정도의 자금이 투입될지, 사업비를 어떻게 조달할지는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국내 ‘K-나트륨’ 사업 역시 정부와 관련 기관, 국내 원전산업계가 함께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국내 공급망에서 어떤 기업이 참여할지와 원전 기술의 국내 적용 방식, 사업 부지 및 경제성 등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투자에서 사업개발로…다음 단계는 실증 경험

    SK와 테라파워의 협력은 2022년 투자에서 시작해 이제 실제 SMR 프로젝트 참여를 바라보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미국 실증 프로젝트에서 사업 경험을 쌓고 이를 한국형 사업모델 개발과 해외 시장 진출에 활용한다는 것이 이번 협력의 핵심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SMR을 새로운 안정적 전력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도 중요한 관심사다.

    향후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SK이노베이션이 미국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확보하는지가 ‘K-나트륨’ 사업의 구체적인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 HD현대, 테라파워와 차세대 원전 협력 확대…SMR 핵심 기자재 생산 본격화

    4년 전 투자에서 원자로 제조 협력으로 발전

    HD현대가 빌 게이츠가 설립한 원전 기업 테라파워와의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단순한 투자 관계를 넘어 원자로 핵심 설비의 제작과 공급망 구축, 발전소 건설 분야까지 협력 영역을 확대하면서 미국 차세대 원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4일 서울에서는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이 만나 차세대 원자로 사업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와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도 참석했다.

    이번 만남은 HD현대와 테라파워, 현대건설이 지난 5월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한 이후 세 회사의 주요 경영진이 처음으로 모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술·제조·건설을 하나로 연결하는 협력 모델

    세 기업은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는 형태로 미국 SMR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테라파워는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기술을 담당하고 HD현대는 원자로를 비롯한 주요 설비의 제작 역량을 제공한다. 발전소 설계와 기자재 조달, 실제 건설을 포함하는 EPC 영역은 현대건설이 맡는 방식이다.

    이 같은 구조가 구축되면 원자로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대형 설비 제작 능력을 가진 기업, 건설 및 플랜트 분야의 전문기업이 하나의 사업 체계 안에서 움직일 수 있다.

    정기선 회장 역시 기술 개발과 제조, EPC 분야의 협력이 차세대 원자로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출발점은 2022년 3000만달러 투자

    HD현대와 테라파워의 관계가 처음부터 원자로 제작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다.

    양측의 협력은 2022년 HD한국조선해양이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에는 차세대 원전 기술에 대한 전략적 투자 성격이 강했지만 이후 협력 범위가 실제 제조 사업으로 확대됐다.

    2024년 12월에는 테라파워가 개발하고 있는 나트륨 원자로에 사용되는 원자로 용기를 HD현대가 제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제조 과정뿐 아니라 생산 경쟁력과 공급 일정 등을 검토하는 후속 협력도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3월 양측은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해 제조 공급망을 확대하는 전략적 협약을 맺고 원자로 관련 설비의 제작 가능성과 경제성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했다.

    핵심 기자재 공급으로 협력 단계 한 단계 상승

    올해 5월에는 HD현대가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 핵심 주기기 제작 및 공급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는 기존의 투자와 특정 기자재 제작을 넘어 향후 상용 원자로에 필요한 주요 설비 공급까지 협력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현대건설이 합류하면서 사업 구조도 보다 명확해졌다.

    테라파워가 원자로 기술을 제공하고 HD현대가 제조를 담당하며 현대건설이 EPC를 수행하는 형태다. 기술과 생산, 건설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의 역량을 하나의 사업 모델로 연결한 셈이다.

    HD현대는 향후 나트륨 원자로가 상용화될 경우 원자로 용기를 연간 2~3기 정도 공급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을 차세대 원전 시장의 주요 거점으로 선택

    3사가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주요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은 대규모 원전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인 동시에 기존 원전의 운영 기간이 길어지면서 새로운 발전 설비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산업과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소형모듈원자로를 비롯한 차세대 원전 기술이 새로운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테라파워는 소듐냉각고속로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나트륨(Natrium)’ 원자로를 통해 차세대 원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조선·플랜트 제조 역량을 원전 분야로 확대

    HD현대가 원전 사업에 관심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기존 제조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HD현대는 조선 및 해양산업에서 대형 구조물과 복잡한 설비를 제작해 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제조 기술과 생산관리 역량을 원전 주기기 분야로 확대하면서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협력은 투자에서 시작해 실제 원자로 용기 제작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기존의 단순한 기술 협력과 차이가 있다.

    앞으로 상용화가 진행될 경우 원자로 관련 설비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테라파워·HD현대·현대건설의 다음 단계

    이번 협력의 핵심은 세 기업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하나의 원전 사업 체계를 구축한다는 데 있다.

    테라파워는 차세대 원자로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HD현대는 제조와 공급망 분야에서 경쟁력을 제공한다. 현대건설은 발전소 건설 및 EPC 역량을 활용한다.

    HD현대가 계획하고 있는 연간 2~3기 수준의 원자로 용기 공급 체계가 실제 상용화 단계에서 구축될 경우 국내 제조기업이 미국 차세대 원전 공급망에 참여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2022년의 전략적 투자가 2024년 원자로 용기 제작으로 이어졌고, 2026년에는 테라파워와 현대건설을 포함한 3자 협력 구조로 확대됐다.

    향후 미국에서 나트륨 원자로의 상용화가 어느 정도 속도로 진행되는지가 HD현대의 원전 기자재 사업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